동래읍성과 온천, 복천동 고분군과 시장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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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는 단순한 지역 그 이상이다. 조선시대의 방어를 책임졌던 성곽부터 천년의 역사를 품은 온천, 선사시대의 고분과 살아 숨 쉬는 전통시장까지, 동래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다. 이번 글에서는 ‘역사와 전통 속으로’라는 키워드 아래 동래읍성, 동래온천과 허심청, 복천동 고분군과 동래시장이라는 네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동래의 깊이를 탐색해본다.
1. 동래읍성: 조선시대 성곽을 걷다
동래읍성은 부산광역시 동래구 복천동 일대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읍성으로, 국가사적 제215호로 지정된 귀중한 유산이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성곽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피로 지켜낸 역사를 상징한다. 동래읍성의 가장 큰 특징은 방어형 구조다. 내성, 중성, 외성의 삼중 구조로 되어 있으며, 특히 동문, 서문, 북문이 잘 보존되어 있어 성곽 건축 양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복원된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과거 조선시대 병사가 되어 동래를 지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시민들의 쉼터로도 기능한다. 아침엔 등산복 차림의 어르신들이,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붐빈다. 성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사계절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특히 가을철 억새와 단풍은 장관을 이룬다. 역사교육의 현장으로서도 동래읍성은 가치가 크다. 현장 체험학습을 위해 방문하는 학생들, 역사를 사랑하는 동호회, 그리고 역사 유튜버들까지 다양한 방문객이 이 성곽을 통해 조선의 숨결을 느끼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조선시대 복장을 입고 해설하는 체험도 가능해 관람객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또한 매년 가을에는 ‘동래읍성 역사축제’가 개최되어 지역 주민들과 외부 관광객이 함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 성곽 일대에서는 전통무예 시범, 조선시대 풍습 재현, 다도와 한복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역사와 현재가 아름답게 교차한다. 결론적으로 동래읍성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역사 그 자체다. 동래라는 지역이 가진 정체성과, 부산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보물 같은 공간이다.
2. 동래온천과 허심청: 뜨거운 온기로 피로를 녹이다
동래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온천이다. ‘동래온천’이라는 이름은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하며, 부산 시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피로를 풀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특히 ‘허심청’은 한국 최대의 온천 시설 중 하나로, 동래온천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동래온천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300여 년 전부터 온천수가 나왔다는 기록이 존재하며, 조선시대에는 왕족과 고위 관료들이 치료 목적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칼리성 온천수는 피부질환, 신경통,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허심청은 동래온천의 정수를 담은 대형 온천 시설로, 3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탕을 비롯해 한방탕, 바위탕, 노천탕 등 다양한 테마탕이 마련되어 있다. 실내 외부 모두 고급스러운 한옥 스타일로 꾸며져 있어 고전미와 휴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온천 외 문화공간’이다. 허심청 주변에는 한방 족욕 체험장, 온천 테마 거리, 온천 박물관 등이 위치해 있어 단순히 목욕만 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닌, 하루 종일 온천 테마를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피로회복을 넘어서 마음까지 정화되는 이 공간은 특히 중장년층 이상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힐링과 웰니스 관광을 선호하는 MZ세대도 SNS를 통해 이곳을 소개하면서 젊은 층의 방문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당신이 부산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단 한 번이라도 허심청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풀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몸에 쌓였던 시간의 피로가 천천히 녹아내리는 듯한 편안함, 그것이 바로 동래온천의 힘이다.
3. 복천동 고분군과 동래시장: 전통과 현대의 조화
동래구 복천동에는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고분군이 존재한다. ‘복천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고대 부산 지역에 존재했던 가야 세력의 흔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총 200여 기의 분묘가 확인되었다. 이 지역은 현재 복천박물관과 함께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분군은 단순한 무덤이 아니다. 출토된 토기, 무기, 장신구 등은 이 지역의 생활상, 교류 양상,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특히 금동관, 청동거울, 철제 무기류 등은 이곳이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닌 고대 해양 교류의 중심지였음을 알려준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한눈에 그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며, 설명도 충실하게 제공되어 역사에 관심이 없는 이라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고분군 탐방이 끝나면, 바로 근처에 위치한 ‘동래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전통시장의 정겨움이 살아 숨 쉬는 이곳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부산에서도 가장 오래된 시장 중 하나다. 좁은 골목마다 좌판을 펴고 장사하는 상인들,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어묵과 떡볶이, 다양한 반찬들과 생선들로 가득한 풍경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부산의 민속자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 안쪽에는 동래파전 골목이 있다. 동래파전은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지역음식이다. 파를 아낌없이 넣고 부친 이 전은 외지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시장을 방문한 김에 꼭 맛보아야 할 음식으로 손꼽힌다. 현대식 쇼핑몰이나 백화점과는 다른 매력이 바로 이 전통시장에 있다. 사람 냄새 나는 인심, 시간의 켜가 쌓인 풍경, 손때 묻은 공간들이 어우러져 도시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복천동 고분군이 과거를 보여준다면, 동래시장은 현재를 살아가는 전통의 연장선이다. 두 곳 모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다. 이 공간들을 걸으며 우리는 단순한 구경이 아닌, 진짜 부산의 숨결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도시가 품은 시간, 사람, 삶의 결들이 오롯이 담긴 이 공간들은 부산여행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코스다.
✅ 결론: 동래, 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부산의 심장
동래는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니라, 역사를 품은 부산의 중심이다. 조선의 숨결이 남은 동래읍성, 따뜻한 온천수로 몸과 마음을 녹이는 허심청, 선사와 삼국의 흔적을 품은 고분군, 그리고 살아 있는 시장의 풍경까지.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진정한 '역사와 전통 속으로'의 여행을 가능케 한다. 부산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동래부터 시작하자.